같은 회담, 다른 발표…한미일은 무엇을 부각하고 생략했나

글: 홍성구

미국은 북한 비핵화·제재, 한국은 대화·평화체제, 일본은 납북자·안보협력 강조

10월 30일 애틀랜타 한미일 외교장관회의 이후 나온 세 나라의 발표문은 협력의 필요성을 공통으로 강조하면서도 서로 다른 메시지를 전달했다. 차이는 단순한 분량에 그치지 않았다. 비핵화 목표를 표현하는 방식부터 중국 관련 우려를 공개하는 수준, 자국 외교 과제를 소개하는 방식까지 달랐다.

이하 미국과 일본 발표의 인용은 원문의 한국어 번역이다. 미국 자료는 국무부 발표를 수정 없이 전재했다고 명시한 공개본을 기준으로 비교했다.

첫째, 미국·일본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한국은 ‘비핵화 목표’를 명시했다.

미국은 세 장관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유엔 안보리 결의의 전면 이행”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일본 역시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명시했다. 두 발표는 비핵화 대상과 목표의 범위를 분명히 했다.

한국 발표의 해당 표현은 “대화와 외교를 통한 한반도 평화·안정 및 비핵화 목표 실현”이다. 비핵화 목표는 유지했지만, 미국·일본과 달리 해당 문장에서 ‘북한’과 ‘완전한’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목표에 이르는 경로로 대화와 외교를 강조했다.

이는 공개 메시지의 구체성과 강조점에서 확인되는 차이다. 다만 한국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반대했다거나, 세 나라가 비핵화 목표에 합의하지 못했다는 증거는 아니다. 일본 발표도 세 장관이 그 목표를 재확인했다고 설명하기 때문이다.

둘째, 미국은 제재 집행을 상세히 설명했고, 한국은 북미대화 추진 역할을 소개했다.

미국 발표에는 북한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자금원 차단과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의 제재 위반·회피 적발 활동에 대한 평가가 들어 있다. 북한 문제를 비핵화 원칙뿐 아니라 자금과 제재 집행의 문제로 다룬 것이다. 일본도 북한의 악성 사이버 활동을 핵·미사일 자금 조달과 연결했다.

한국은 이러한 구체적인 제재 설명을 담지 않았다. 대신 조현 장관이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과 북미대화의 재개”를 위해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한 내용을 소개했다. 미국과 일본 발표에는 이 구상에 대한 별도 설명이 없다.

여기서 구별해야 할 것은 공동 입장과 개별 장관의 발언이다. 한국 발표는 조 장관이 자신의 역할을 설명했다고 적었다. 따라서 이를 미국·일본이 한국의 대화 추진 구상을 공동 승인한 것으로 보도할 수는 없다. 동시에 한국 발표도 견고한 대북 억제 태세 유지를 명시한 만큼, 대화만 강조했다고 평가하는 것 역시 정확하지 않다.

셋째, 미국은 중국을 직접 지목했고, 일본과 한국은 포괄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미국은 루비오 장관이 중국의 남중국해 통제 시도와 동중국해·서해에서의 강압적 행동, 인도태평양 안정을 훼손하는 중러 협력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세 발표 중 국가와 해역, 문제 행동을 가장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일본은 “힘이나 강압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를 언급했다. 중국을 명시하지 않으면서도 반대하는 행동의 수단을 규정했다. 한국은 “현상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려는 시도”라고 서술해 ‘힘이나 강압’이라는 수식어도 생략했다.

다만 미국 자료에서 중국의 구체적인 행동을 문제 삼은 주체는 루비오 장관이다. 그가 제기한 우려를 모두 3국 공동 규탄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발표문만으로는 한국과 일본 장관이 각각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까지 알 수 없다.

넷째, 일본은 납북자 문제에 대한 한미의 지지를 공개했다.

일본은 “납북자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에 대한 미국과 한국 정부의 지속적인 지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미국·한국 발표에는 이 내용이 없다. 일본은 합동훈련과 사이버안보 협력의 진전도 별도로 소개했다.

이는 각국이 회담 내용을 선택해 공개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일본 발표에만 납북자 문제가 있다고 해서 다른 두 나라가 이를 지지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 같은 원칙을 한국 발표의 제재 관련 생략에도 적용해야 한다.

한국측 발표에는 왜 이런 차이가 발생했을까?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각국이 회담 전체의 속기록 대신 자국이 중요하게 판단한 의제와 발언을 선별적으로 정리해 발표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각 국가별 우선순위다. 발표문 구성에 근거해 보건데, 미국은 제재 이행과 중국 관련 우려를 통해 안보 위협 대응 의지를 전달하려 한 것으로 읽힌다. 한국은 대화 추진 역할과 경제협력 성과를, 일본은 납북자 해결에 대한 외교적 지지와 안보협력의 지속성을 보여주는 데 무게를 뒀다.

한국이 중국을 특정하지 않은 것은 한중 경제관계 악화를 우려한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겠지만, 현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이후 한국의 중국 속국화 현상이 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점은 감안하자면 매우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미국과 일본이 공동 확인 사항으로 소개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제재 관련 논의를 한국은 왜 더 포괄적으로 서술했는가 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보아야 할 것이다.

결국 한국 정부는 미국과 일본이 북한이나 중국 문제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한국 국민들에게 정확히 알리지 않으려 하고 있다. 이미 한국 내에서는 이재명 정부에 대한 반감과 함께 중국에 대한 분노가 확산하고 있다는 사실과도 맞물린다.

국민들의 정서를 알고 있기 때문에, 3국 외교장관 회담의 내용을 의도적으로 왜곡해 발표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한국 정부가 일종의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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