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이현승, 더 코리아 시그널 정책 및 대외협력 이사
김정은이 북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전쟁 기계를 구축하는 동안, 한국 정부는 그를 억제하기 위해 마련된 조치들을 해체하면서 이를 평화라고 부르고 있다. 한편 한국의 보수 야권, 예비역 장성들, 심지어 군 내부 관료 조직의 일부까지도 이러한 약화가 단순한 외교적 문제를 넘어선다고 말한다. 비무장지대의 장전되지 않은 기관총, 미국과의 정보 공유에서 확인된 단절, 그리고 국경 감시 레이더보다 북한 축구 응원단에 먼저 예산을 배정하는 현실이 그 사례다.
평양이 얻은 전쟁 배당금
2023년 이후 북한은 러시아에 600만 발이 넘는 포탄을 공급한 것으로 추정되며, 우크라이나 군사정보 당국은 북한이 현재 러시아 전체 포병 탄약 수요의 25~40%를 충당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약 200~300개의 군수공장이 약 50만 명의 노동자를 동원해 전면 가동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 대가로 러시아는 북한에 미사일 유도 정확도를 눈에 띄게 향상시킨 데이터를 제공했고, 북한의 KN-23·KN-24 탄도미사일에 적용될 수 있는 방공 및 전파방해 장비를 이전했으며, 북한 내부에 샤헤드·게란형 공격 드론의 자체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평양의 신형 핵무기 탑재 가능 최현급 구축함에 필요한 핵심 레이더 및 미사일 기술도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이 함정은 2030년까지 연간 두 척을 건조하는 계획의 첫 번째 함정이다.
이미 1만 1,000~1만 4,000명의 북한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전투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7월, 모스크바가 3만 명을 추가로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한국 당국은 병력 이동 징후를 통해 이 주장을 확인하지 못했다.
이 협력으로 북한은 2023년 이후 약 77억~144억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모든 경험이 우크라이나에만 머무는 것은 아니다. 북한군은 그 경험을 고스란히 비무장지대로 가져올 것이다.
동맹의 정보 구조가 무너지고 있다
서울의 안보 태세가 약화되고 있다는 가장 중요한 증거는 상징적인 조치가 아니다. 그것은 작전상의 문제이며, 동맹의 존재 이유 그 자체와 관련된 문제다.
한국의 4개 안보 기관은 7월 공동 자문을 통해, 라자루스로 추적되는 국가 지원 해킹 조직이 2026년에만 정부 기관을 포함해 최소 72개의 한국 조직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별도로 다른 해커들은 외교부 외교아카데미 플랫폼 내부에 9개월 동안 들키지 않은 채 침투해 있었다. 국가정보원은 북한 관련 세력이 정부 부문을 겨냥한 전체 사이버 공격의 약 80%를 차지한다고 국회의원들에게 보고했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단절은 반대 방향에서 발생했다. 2026년 3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국회에서 북한이 구성에 세 번째로 의심되는 우라늄 농축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소는 구성으로, 당시 어느 정부도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던 곳이었다. 미국 당국자들은 이를 기밀 위성정보의 무단 공개로 받아들였다.
이에 워싱턴은 북한과 관련해 서울에 제공하는 정보의 범위를 제한했고, 주한미군 사령관 자비에 브런슨 대장은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항의했다. 두 달 뒤에도 이 제한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었으며, 한국이 북한의 위협을 파악하는 능력을 실제로 약화시키고 있었다. 미 국방정보국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규모를 평가하기에도 충분한 자료가 부족하다고 국회의원들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같은 마찰은 2026년 2월 황해 상공에서 미군 전투기들이 훈련했을 때에도 다시 드러났다. 주한미군은 사전에 실무급 채널을 통해 한국 측에 훈련 사실을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은 미군 지휘관에게 공식 항의했다. 이후 통보 내용이 한국군 자체 지휘 체계를 따라 상부로 전달되지 않았을 뿐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문제는 한국에 주둔한 약 2만 8,500명의 미군에게 결코 추상적인 사안이 아니다. 포병 공격, 미사일 발사 또는 특수부대 침투를 경고하는 한미연합군사령부의 능력은 현재 일부 제한된 동일한 위성·신호 정보 체계에 의존한다.
현직 각료의 공개 발언 하나가 수개월 동안 그러한 정보 판단을 약화시킬 수 있다면, 그 대가는 서울의 상황 인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동일한 정보 흐름에 안전을 의존하는 미 육군 장병, 공군 장병, 해군 장병들에게도 직접적인 부담이 돌아간다.
동맹은 그 안에서 흐르는 정보만큼 강하다. 그리고 그 정보의 흐름은 1년 전보다 분명히 좁아졌다. 그 이유는 전적으로 서울이 자초한 것이다.
한쪽에는 철의 장막, 다른 쪽에는 열린 문
가장 극명한 대비는 물리적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바로 지금 진행되고 있다.
김정은이 2023년 말 남북한을 “적대적 국가”로 규정하고 “남쪽 국경”을 “난공불락의 요새”로 만들라고 지시한 이후, 북한군은 남북 간 도로와 철도 연결을 폭파하고, 248킬로미터에 달하는 군사분계선 대부분을 따라 지뢰지대를 정리했다. 또한 전술도로 60~70킬로미터를 건설하고 철조망 80~90킬로미터를 설치했으며, 일부 구간에서는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80~100미터 떨어진 곳까지 철조망을 세웠다.
김여정은 적대국과의 국경은 “견고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이를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규정했지만, 유엔군사령부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러한 입장 차이는 한국의 안보 파트너들 사이에서조차 서울이 위협을 어떻게 판단하는지를 둘러싼 논쟁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보여준다.
북한이 바로 이 같은 조치를 취하는 순간, 한국 국방부는 민간인통제선 일부를 개방하고 한국 측의 대전차 진지를 철거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서울의 외교 역시 같은 방향으로 나아갔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며칠 만에 비무장지대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도록 지시했고, 민간단체들에는 전단 풍선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2025년 8월에는 확성기가 실제로 철거됐다.
같은 달 이 대통령은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의 복원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완충구역, 비행금지구역, 감시초소 철거 등이 포함된다. 동시에 그는 “흡수통일”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2026년 6월에는 통일부의 승인을 받은 제주도가 베이징에서 만난 북한 정보기관 연계 인사를 통해 투석 장비, 나무 묘목, 농약 등 약 1억 6,000만 원 상당의 물자를 북한에 보냈다. 5월에는 통일부가 남북협력기금 약 2억 3,500만 원을 수원에서 열린 북한 여자축구단 경기의 “공동 응원단”에 사용했다. 이는 김정은이 북한 헌법에서 통일을 공식적으로 삭제한 지 며칠 뒤 승인된 사업이었다.
1월에는 북한산 식품 수입을 재개하기 위해 수입 규정 개정에 착수했다. 비판론자들은 북한의 농산물 거래가 확산·핵무기 프로그램과 연계될 수 있다고 보는 제재 체제 아래에서, 이 통로가 매년 수천만 달러를 평양으로 흘려보내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모든 제스처에 대한 평양의 답변은 한결같았다. 북한은 서울의 확성기 방송 중단을 선제적으로 주도한 것이 아니라 그저 맞대응했으며, 그 밖의 모든 제안은 일축하면서 자체적인 요새화 작업은 가속했다.
김정은의 “적대적 두 국가” 노선을 영구적이고 평화적인 분리의 제안으로 읽는다면 이러한 행동은 이해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를 북한 정권이 자신들의 조건에 맞는 전쟁을 준비하는 동안 시간을 벌고 이념적 명분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정확히 읽는다면, 지금의 행동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것이다.
우연이 아닌 군 내부의 패턴
이러한 약화는 군 내부에서도 나타나고 있으며, 그 일관성이 너무 뚜렷해 단순한 우연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2026년 7월, 육군 제1군단이 합동참모본부에 알리지 않은 채 수개월 전부터 비무장지대 기관총에 실탄을 장전하지 않았던 사실이 드러났다. 1월에는 강원도의 한 사단이 검문소 경계병들에게 소총 대신 삼단봉을 휴대하도록 지시하고, “손 들어, 쏜다”라는 표준 경고 구호를 삭제했다. 이 조치는 하루 만에 번복됐지만, 그 전에 한 국회의원은 군이 “우리의 무장 해제를 북한에 통보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북한의 드론 침투가 현실적인 안보 문제로 부상하면서 윤석열 정부가 창설했던 드론작전사령부는 올해 해체됐다. 사령부는 정책만 담당하는 부서로 격하됐고, 작전 지휘권은 각 군에 넘겨졌다. 국방부는 이를 통합이라고 부르지만, 비판론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드론을 이 시대의 결정적 무기로 입증한 바로 그 시점에 이뤄진 후퇴라고 말한다.
6월에는 국방부 산하 전쟁기념관이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한국전쟁을 중국의 공식 표현인 “항미원조전쟁”과 나란히 소개했다가 여론의 강한 반발 이후 해당 내용을 철회했다. 야당 지도자 장동혁은 이를 내각 고위 인사들이 평양이 선호하는 명칭으로 북한을 부르는 보다 광범위한 흐름의 일부라고 지적했다.
당국자들은 각각의 사건이 현지 지휘관의 독단적인 결정이었으며, 적발 후 시정됐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인과관계를 거꾸로 설명하는 것이다.
군대가 장전되지 않은 소총, 삭제된 경고 구호, 완화된 역사 인식에 익숙해지는 것은 우연히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평양에 대한 주의를 기울이는 행동은 위험한 것으로 취급하고, 북한을 경계하는 태도는 부담으로 여기는 신호가 위에서부터 일관되게 내려올 때 군대는 그런 방향으로 움직인다.
2024년 12월 계엄 사태 이후 1년 사이에 육군의 4성 장군 7명 전원과 중장 33명 중 20명을 교체한 국방부는 그러한 신호를 재설정할 충분한 기회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예산과 타임라인이 알려주는것
돈은 우선순위를 따른다.
이재명 정부의 첫 추가경정예산안은 2025년 7월 국방비에서 약 905억 원을 삭감했다. 삭감 대상에는 GOP 감시 장비 개선, 특수작전용 권총, 이동식 장거리 레이더, 장교 숙소 등이 포함됐다. 반면 이전 정부가 축소했던 대통령 재량기금에는 수백억 원을 복원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를 국가안보를 “현금 살포를 위한 ATM”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66조 원 규모의 국방예산과 비교하면 삭감액 자체는 미미하다. 그러나 그 방향성이 문제다. 북한 축구 응원단에 자금을 지원하고 북한산 식품 수입 통로를 만들던 바로 그 시기에 전투준비태세 관련 항목은 줄어들었다.
한국이 전시작전통제권을 예정보다 앞당겨 환수하려는 움직임도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 능력이 조기 전환을 뒷받침할 만큼 충분히 성숙했는지를 두고 여전히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선택적” 직업군인제 도입 움직임도 군 출신 국회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이들은 계획의 내용이 불충분하며, 인력이 가장 필요한 시점에 병력 규모를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보수 성향 논평은 이러한 흐름을 노골적으로 요약했다. 이재명 정부 아래에서 군이 정치화되고, 위험을 회피하며, 평양에 지나치게 순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널리 유통된 한 칼럼은 이를 “삼류 군대”라고 표현했다.
공정하게 말하면 내년도 국방예산은 8.2% 증가한 66조 3,000억 원으로, 6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할 예정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한미동맹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두 가지 주장은 동시에 참일 수 있다. 바로 그것이 문제다. 총액이 늘어난 예산은 수년 뒤 장비를 확보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그 예산 증가는 왜 최전방 기관총에서 실탄이 사라졌는지, 드론전이 결정적인 무기로 떠오른 시점에 왜 드론작전사령부가 해체됐는지, GOP 레이더에는 쓸 돈이 없다고 말하는 정부가 왜 북한 응원단에는 돈을 쓸 수 있는지를 설명하지 못한다.
워싱턴이 해야 할 일
이 모든 것이 워싱턴이 주권국가인 동맹국의 선택을 훈계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이미 확인된 정보 단절, 상호주의 없이 이뤄진 일련의 양보, 반복되는 전투준비태세의 실패를 서로 무관한 뉴스로 취급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들은 사실 하나의 동일한 이야기에서 나온 여러 장면이다.
미 의회는 필요하다면 비공개로, 구성 관련 정보 제한이 한국군과 미군의 작전 및 병력 보호에 미친 영향을 청문회에서 다뤄야 한다. 미 국무부와 국방부는 미국에서 제공된 정보를 공개 증언에 활용하는 한국 당국자들을 대상으로, 사전에 내용을 검토하고 승인하는 상시 절차를 협상해야 한다. 워싱턴은 이미 다른 핵심 동맹국들과 유사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추가로 앞당기는 조치는 정치 일정이 아니라 검증 가능한 조건부 준비태세 기준과 공개적으로 연계해야 한다. 전환 시점을 확정하기 전에 회계감사원이나 국방부 감찰관실이 비기밀 평가를 내놓도록 해야 한다.
미 의회는 방위비 분담 검토와 유사한 방식으로, 한국의 국내 정책 선택이 확장억제의 신뢰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추적하는 연례 비기밀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해야 한다.
또한 미국과 한국의 기관들은 서울의 선거 주기와 분리된 1.5트랙 형식의 “동맹 준비태세” 대화를 출범시켜야 한다. 어느 정당이 청와대를 차지하느냐에 따라 준비태세 평가가 오르내리는 일을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
정부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이 주장이 서로 무관한 사건들을 미리 정해 놓은 결론에 맞추기 위해 억지로 묶은 것이라고 반박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 반론이 설득력이 없다고 본다.
개별 사실 자체는 논쟁의 대상이 아니다. 당국자들은 정보 제한, 장전되지 않은 무기, 전쟁기념관 프로그램, 국방예산 삭감 사실을 각각 확인했다. 논쟁이 되는 것은 오직 그 사건들의 시점과 방향, 그리고 누적된 영향이 우연인지 여부다.
미군이 의존하는 동맹 정보의 흐름을 동시에 좁히고, 국경을 적극적으로 요새화하는 정권을 상대로 상호주의 없는 제스처에 자금을 투입하며, 자국 군대 내부에서 반복되는 전투준비태세 실패를 방치한 정부가 단순히 일련의 불운을 겪은 것은 아니다.
그 정부는 하나의 통치 본능을 드러냈다. 이제 그것을 우연이라고 부르려는 사람들에게 입증 책임이 있다.
이현승은 북한이탈주민이자 인권운동가이며, 글로벌피스재단의 수석전략가로 북한정책, 인권, 한반도 통일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북한청년지도자총회의 창립자이며, 북한 문제 자문역으로 미국 정부와 정책 전문가들에게 자문해 왔다. 북한 정권의 극심한 숙청이 이어지던 2014년 탈북하기 전, 이현승은 북한의 해운업과 광업 분야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아 북한과 중국 사이의 무역을 지원했으며, 조선인민군 특수부대에서 하사로 복무했다. 그는 UPI통신, 미국의소리, 자유아시아방송을 비롯한 여러 국제 언론에 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다. 중국 동북재경대학교에서 국제무역경제학 학사학위를, 컬럼비아대학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