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쿠팡 사태 예방하려면, 북한 IT 인력의 위장취업을 막아라

끔찍한 상상: 위장취업 돕는 조력자가 조직적인 단체라면? 권력 기구라면?

글: 홍성구, 뉴스앤포스트 대표기자/더 코리아 시그널 편집장

영 김(Young Kim,공화·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이 지난 7월 27일 하원에 발의한 “북한 사기범 처벌법(North Korean FAKER Act: North Korean Fraudulent Applicants Knowingly Enriching the Regime Act, H.R.9963)”은 단순히 북한만을 겨냥한 법안이 아니다.

“북한 정권을 배불리는 것으로 알려진 사기 지원자 차단 법안”이라는 이 법안의 목적은 북한이 신분을 위조한 원격 IT 노동자를 해외 기업에 취업시켜 외화를 벌어들이는 행위를 국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다. 이는 곧 미국이 북한 사기 취업자를 색출해 내는 수사 지역을 외국에까지 확장할 수 있게 허용해주는 것이다.

공급망 안보를 확보해야 하는 현대 산업구조를 고려했을 때, 미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까지 적극적으로 기업에 침투하는 북한 세력을 색출하고 차단하는 조치는 반드시 필요한 예방책으로 받아들여진다.

법안은 미 국무부 장관에게 “미국의 동맹국 및 우방국들과 협력하여 ▲북한의 불법 원격 IR 노동자 활동을 적발하고 ▲배후를 규명(attribution)하며 ▲해당 활동을 차단(disrupt)하도록 외교적 공조를 강화하는” 권한을 부여한다.

법안은 미국의 정책을 다음 네 가지로 명시한다:

1. 북한의 “신분 도용 및 원격 취업 사기(remote employment fraud)”를 통한 불법 수익 창출을 차단한다.

2. 이러한 수익이 ▲탄도미사일 ▲핵무기 ▲화학무기 ▲생물무기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에 사용되는 것을 막는다.

3. 국제사회와 협력해 관련 국제 규범과 공조 체계를 강화한다.

4. 북한의 이러한 활동을 돕는 외국 개인이나 단체에 대해 외교적 수단을 활용한다.

이 법안을 통해 국무장관은 새로운 권한을 갖게 되는데 ▲동맹국과 제재 공조 ▲북한 활동을 묵인하는 국가에 대한 외교 압박 ▲민간기업과 협력 ▲AI 악용 대응 ▲현상금 제도 강화 ▲공개적 책임 규명(Attribution) 등이 그것이다.

평소 철저한 반공주의자로 잘 알려진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장관은 이제 북한 공산 독재정권에 대해 전 세계 우방국들을 무대로 새로운 힘을 부여받게 된다.

특히 국무장관은 북한 노동자 활동을 방치하거나 이를 허용하는 국가를 우선 외교 대상으로 지정할 수 있는데, 가장 먼저 한국이 언급될 것이다.

7월 23일 작성된 이 법안은 7월 24일부터 8월 1일까지 하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위원장인 김 의원은 초당적인 의회 대표단을 이끌고 한국, 일본, 대만을 방문하던 중인 7월 27일 하원 외교위원회에 발의됐다.

이 법안을 만들어 놓고 발의 절차를 밟게 하면서 동시에 이 법안의 타겟이 될 수 있는 국가들을 방문했다는 점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김 의원은 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뒤 발표한 성명에서 “서울에서 도쿄, 타이베이에 이르기까지, 나는 미국의 동맹이 우리의 가장 큰 전략적 이점이며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의 기반임을 직접 목격했다”며 “중국이 우리의 우방국들을 압박하고 이 지역의 규칙을 바꾸려 하는 상황에서, 미국은 침략을 억제하고, 공급망을 확보하며, 힘을 통해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파트너 국가들과 굳건히 함께해야 한다. 나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이 중요한 지역을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는 수단과 결의를 갖출 수 있도록 항상 최선을 다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법안은 국무장관은 북한과 연계된 불법 원격 노동 조직과 관련 기업 및 지원 단체를 공개하고, 동맹국과 공동 성명을 발표하거나 공동 경고(advisory)를 발령할 수 있도록 했다.

법안은 국무장관이 시행 180일 이내에 첫 보고서를 제출하고, 이후 2년 동안 매년 의회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했다. 보고서에는 ▲북한 원격 노동 활동 평가 ▲국제 공조 현황 ▲차단 조치 결과 ▲국무부와 관계기관 협력 ▲추가 제재 및 입법 권고 등이 포함된다.

이 법안은 전통적인 대북 제재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북한의 불법적인 외화벌이를 겨냥한 포괄적 “외교 협력 법안”으로 설계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특히 북한을 빌미로 미국의 공급망 안보에 필수적인 동맹국들(한국, 일본, 대만)에 대해 사실상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 제3자 제재)을 할 수 있는 항목을 추가하는 셈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한국의 현 정권이 친중반미 성향이라는 점이 부각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 법안이 발효된다면, 한국을 향해 보내왔던 여러 메시지들을 실질적인 행동으로 옮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사실, 이 법안은 불법 취업을 통한 불법적 외화벌이를 문제점으로 접근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노동계 내 간첩 활동(espionage)에 대한 단속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특히 ‘사이버 간첩 활동(Cyber Espionage)’을 지원하는 현지 조력자에 대한 단속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을 통한 해외 원격 취업에는 오프라인 상의 조력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7월 31일(금), 미국을 포함한 11개 국가 정부는 북한의 정보기술 IT 인력의 위장 취업 실태를 경고하는 공동 주의보를 발표했다. 미국, 일본, 한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호주, 캐나다, 네덜란드, 뉴질랜드 등이 참여했다.

북한 IT 인력들은 북한과 중국, 러시아, 동남아, 아프리카 등지에서 사용자의 접속 위치IP 주소를 숨겨주는 가상사설망VPN과 원격 접속 도구를 이용해 실제 위치를 숨기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북한 IT 인력이 원격으로 접속할 수 있도록 회사 지급 노트북, 즉 랩탑을 관리하는 이른바 ‘노트북 농장(laptop farm)’ 운영도 확인된 바 있다. 2025년 7월 법무부 발표에 따르면, 애리조나주에 거주하는 크리스티나 채프먼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자택에서 북한 IT 노동자들의 미국 원격 취업에 활용된 90대 이상의 노트북을 관리하는 이른바 ‘노트북 농장’을 운영한 혐의로 징역 8년형이 선고됐다.

올해 5월 6일 법무부 발표에 따르면, 북한의 원격 IT(정보 기술) 종사자들을 알선한 혐의로 기소된 미국인 매튜 아이작 누트(테네시주 내슈빌 거주)와 에릭 은테케레제 프린스(뉴욕 거주)에게 각각 18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이는 지난 5개월 동안 ‘노트북 농장’을 제공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7번째와 8번째 사례다.

워싱턴은 쿠팡이 주는 교훈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하원 법사위원회는 쿠팡 사태를 놓고 한국 정부의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을 지적하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그와 함께 반드시 짚어야 할 부분이 있다.

쿠팡 사태의 용의자인 중국계 전직 직원은 고도의 기술을 이용해 쿠팡의 전산망을 해킹한 것이 아니었다. 과거 정식 근무 했을 때 사용하던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접속해 들어가 얻어낸 정보들이다. 현직 직원들 중에 스파이가 있다면, 누구든 할 수 있는 방법인 셈이다.

북한 IT 인력의 위장취업 문제는 외화벌이 뿐만 아니라 “해킹 아닌 해킹”을 할 수 있으며, 이는 국가 안보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만약 위장 취업을 돕는 조력자가 조직화된 집단이라면? 그 조력자가 일정 지역이나 국가의 공권력을 쥐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조직적인 북한 인력의 침투는 해당 국가의 기업뿐 아니라 그 나라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에도 이뤄질 것이고, 결국에는 그 국가의 동맹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까지 확산될 것이다. 아무런 제재 없이, 빠른 속도로 말이다.

따라서 북한 IT 인력의 위장취업 문제는 그들의 ‘잠재적 조력자’가 권력층에 침투하거나 권력의 그늘에 보호되지 못하게 하는 조치까지 감안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한국은 위태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노동조합은 북한과 연결돼 지시를 받고 있었고, 그 단체의 임원들이 고위 공직자로 임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5년 7월 25일부터 27일까지 뉴욕에서 열린 ‘피플스 서밋 포 코리아(People’s Summit for Korea·민족자주를 위한 국제대회)’는 상징적인 27일 타임스퀘어 집회로 큰 주목을 받았다. 미국 내 종북·반제국주의 성향의 한인 단체인 ‘노둣돌(Nodutdol)’이 주도한 이 집회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지도부가 참여했고, 미국 정부가 테러 조직으로 지정한 하마스(Hamas)나 필리핀 반군을 지지하는 해외 극좌·반전 단체 인사들도 함께 결집했다.

함재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날 한반도가 미국의 식민지라는 취지의 발언을 쏟아내면서 “동북아 평화는 미국에 의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한국은 미국의 용병국가가 아니다. 한반도를 비롯한 모든 곳은 미국의 전쟁기지가 될 수 없다”는 등의 주장을 펼쳤다.

2025년 9월 4일 조지아주 서배너의 현대자동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건설 현장에서 미국 이민 당국이 벌인 대규모 급습 단속 작전이 진행됐다.

총 475명의 노동자가 현장에서 체포 및 구금됐는데, 그 중에는 한국 국적자 약 300명이 포함됐다. 외형상으로는 합법적인 취업 비자 없이 무비자(ESTA) 투어 또는 단기 상용비자(B1) 상태로 건설 현장에서 실질적인 노동을 했다는 혐의이지만, 속사정은 따로 있어 보인다.

조지아주의 한 공화당 인사는 뉴스앤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현지 한인들을 돕기 위해 이민단속반 사무실을 방문했다가, 조사요원들이 뉴욕 타임스퀘어 집회 현장에서 촬영된 사진과 공장에서 체포한 근로자들의 얼굴을 대조하는 모습을 봤다고 밝혔다.

심각한 우려를 제기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민주노총의 조직쟁의국장 석권호는 북한의 지령을 받아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9년 6개월과 자격정지 9년 6개월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석 씨는 동료 노조 간부들을 북한에 소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민주노총 출신을 요직에 전격 등용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됐고, 김경자 전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청와대 수석비서관으로 채용됐으며, 최교진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수석부위원장은 교육부 장관에 등용됐다.

나아가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등 노동계 지도부를 청와대로 직접 초청해 정기적으로 면담을 갖고 있다.

겉으로는 대통령이 노동계 인사들과 회동하는 것이 문제될 이유가 없겠지만, 북한의 영향력이 노동계에 깊숙이 파고들어가 있는 상황은 우려를 낳게 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어찌보면, 북한의 지령을 받았던 전력이 있는 조직의 간부들을 내각에 등용하고, 그 조직과 행정부가 정기적으로 만남을 갖는다는 것은 분명 워싱턴에 부정적인 시그널이 될 수 밖에 없다.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내에, 혹은 한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 내에 노조의 탈까지 쓴 북한 출신의 위장 취업자가 있을 수 있고, 특히 한국 내에서는 그들의 정부의 비호를 받을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로, 한 기독교 좌익 세력은 대법원이 석권호 씨에게 유죄 확정 판결을 내린 바로 다음날 석 씨가 억울하게 마녀사냥 당했다는 주장을 펼쳤고, 급기야 2026년 5월에 들어와서는 석 씨와 함께 기소됐던 다른 피고인 2명에게 1심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앞으로 더 많은 간첩 활동 혐의자들이 무죄를 받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은 조사 대상을 노동자 본인들 외의 범위로 확대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이 같은 한국의 상황을 감안할 때 미국 정부는 북한 IT 인력의 위장취업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조사 범위를 동맹국 내 현지 조력자와 지원 조직까지 확대해야 한다. 동시에 해당국 정부의 조사 결과에만 의존하지 않고 미국이 관련 인물과 계정, 장비, 자금 흐름을 독자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절차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번 김 하원의원의 법안은 국제적으로 높아진 북한발 IT 해킹 활동에 대한 경각심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으며, 친북 성향의 현 한국 정권에 대한 감시와 대응 조치 이행 능력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환영받아야 한다.

이란과 우크라이나 분쟁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으로 북한의 김정은을 상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셸 스틸 주한대사가 최근 공식 활동을 시작한 것도 머지않아 본격화될 대북 현안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119차 의회는 이제 4개월 남짓밖에 남아 있지 않다. 이제 관건은 의회가 이번 회기 안에 이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느냐는 것이다.

- Advertisement -spot_img

More articles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

Latest article

Korea Signal
Korea Signalhttps://thekoreasignal.com
Editor-in-Chief, The Korea Signal Head Reporter, News And Post